산과..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맥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년 걸리는 거대한 산도 있고,
1년이면 오를 수 있는 아담한 산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정상에 서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열심히 올라온 끝에
밟은 정상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그게 끝은 아니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인 정상들과 그 사이를 잇는
능선들이 바로 인생길인 것이다.
삶을 갈무리할 나이쯤 되었을 때,
그곳에서 여태껏 넘어온 크고 작은 산들을
돌아보는 기분은 어떨까?
-한비야 /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中에서
...
우리네 현재의 삶이 산에 비유된다면
우리는 지금, 더 오를곳 없는 산의 정상,
산 모퉁이, 아니면 그도 아니면
한 곳을 버리고 취해야하는 산의 갈림길,
그 어느 곳에 서 있을까요?
그 가늠에 봄밤이 더 길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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