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배- 2010. 6. 18. 19:48


물방개가 다슬기에게 말했다.
"한평생 집 없이 떠도는 자의 슬픔을
한평생 단독주택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다슬기 따위가 알 턱이 없지."

 

 

 

그러자 다슬기가 물방개에게 말했다.
"한평생 집을 짊어지고 땅바닥을 기어
다녀야 하는 자의 비애를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물방개 따위가
헤아릴 턱이 없지."

  

 

자기보다 더 아픈 자의 고통을
헤아려 본 적이 없는 자의 하소연은
대부분 엄살이거나 허영일 가능성이 높다.

-이외수/ '하악하악' 중에서 - 하소연 -

 


 

               이 선희 -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