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신선봉에 다녀와서

-검은배- 2006. 1. 26. 22:33

문경 새재에 있는 신선봉에 다녀 왔습니다.

 

 

"그냥 산악회" 정기 산행을 모처럼 가진거지요.

그동안 박 선생은 민노당 도 위원장 선거에 출마 해 떨어지느라 바쁘셨고,

은규는 강 성호 선생과 일본 홋가이도로 강제징용 한인 피해자 발굴 여행을

다녀오느라 바빴던 관계로 오늘에서야 시산행사를 가지게 되었던거지요.

한국전쟁 전 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면 대책위 사무국의 한 귀자 간사는

엇그제 술 안주로 먹은 곱창이 잘못되어서 배탈이 나서 못가구,

한겨레신문의 오 윤주 기자는 간다더니 술깨니까 생각이 달라져서

못가구(이런 영혼을 내가 좋아하지~공식적인 핑게는 바쁨^^)

대신 이 철우 모이세와 넷이서 갔습니다.

 

 

 

고사리 이화여대 수련관 앞에 주차를 하고 문경새재 제 3관문 옆으로

올라, 한 시간 만에 마역봉에 오르고, 커피를 한 잔 씩 하고,

한대씩 피워 문 담배맛이 꿀맛이었지요(산에 가서 담배 피면 안되는데..)

 

 

다시 신선봉 정상까지 한 시간..

북쪽으로 면한 암봉엔 얼음이 얼었고, 대단히 미끄러웠습니다.

아이젠을 가져가야 하는데..엉금엉금 기어서 겨우 겨우 버르적대며 올랐습니다.

해발 964미터..

나무마다 서리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었고..바람이 불 때마다 대팻밥처럼 성긴

서리꽃이 뚝뚝 떨어지는 모양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선이가 전화를 안 받길래 문자를 날렸더니 답장이 왔는데

"설경많이 가슴에 담고 카메라 앵글에 담아 와. 넘 좋겠다. 약 올라서

전화 안 받았어..내것도 담아 와"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디카를 하나 장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리꽃의 아름다움을 폰카에 열심히 담아 왔습니다.

모이세에게 위로가 되어서 다행입니다.

상처받은 영혼들의 모임이기에 산에서 희망을 노래합니다.

 

황토팬션에서 닭도리탕을 시켜 늦은 점심을 먹고 술도 한잔..

난 소줏잔에 물을 담아 건배를 했구요..

다들 주머니사정이 여의치 않은 관계로 계산은 내가 했습니다.

다음 산행부터는 "더치페이"로 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제 자리를 잡아 가니까 그냥산악회장인 나도 기뻤습니다.

 

모든게 잘 될거란 희망이 생기고 술을 끊으니 매일 매일,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하고 자잘구레한 모든 것이 새롭고 행복하단

생각마저 듭니다.

오늘은 모처럼 달콤한 잠에 빠져들 것 만 같습니다.

내일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야합니다.

매일이 다르게 기력이 쇠잔해가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매일 조금씩 생명의 힘이,

어머니 몸에서 빠져 나가는 것 같아,

가슴아프고...

 

가족들에게 메세지를 보내었습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 하자구요.

함께 꾸는 꿈은 이루어 지고 함께 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다

들어 주시니까요......

 

 

......

 

어머니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언제까지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