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별별 이야기^^

이화령에서...

-검은배- 2012. 2. 12. 05:33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 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기도 / 정채봉


 

청산은 나를보고 - 김란영

'살며 사랑하며^^ > 별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맙습니다.  (0) 2012.03.23
2012..봄, 이제 일어서자!  (0) 2012.03.10
눈 내리는 밤에...  (0) 2012.02.01
초사흘...달을 보며  (0) 2012.01.26
인생의 속도  (0) 201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