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별별 이야기^^

초사흘...달을 보며

-검은배- 2012. 1. 26. 03:41

 

 

 

저녁,

여섯 시가 조금 넘어 사무실을 나설즈음

석양에 노을 진 서쪽하늘에

여인의 속 눈썹처럼 예쁜 초사흘 달이

별과 같이 나왔어요.

초딩 6학년 때 배운

가람 이병기의 소위 "현대시조" 한 수를

떠올려 봅니다.

 

바람이 서늘도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마루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게요

잠자코 한참을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부지런한 며느리 일찌감치 시부모 저녁진지 공양하고

친정에미 그리워

눈물지며

장독대에 서서 잠시 잠깐 보았다는 그 초생달은

이내 지고 말았습니다.

 

또 하루를 살아내었습니다.

잘 참고 견디어 낸 거죠?

 

 

 

돌고 돌고 돌고/전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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