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 장(葬)을 치르고
선산발치 아래 떠나 보낸
아들을 보고 돌아오는 길
2.
비가오고
바람이 불다 잠시 멈춰 선 산길에 서서
하늘을 보았다.
3.
바람을 타고 내려와
황칠나무 잎새를 향기로 넘나드는
아들의 얼굴을 보았다.
4.
무언가 아비에게
할말이 있는듯
삼월하늘을 비안개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5.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부지.
슬퍼하지도 마세요.
언제 어디든 우리 함께 있어
산다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
더 힘찬 외로움이 또
어디 있겠어요."
6.
눈썹 끝에 떨어진
빗방울 치켜 떨어내며 바라보는
말갛게 개인 삼월의 하늘
부연안개 사이로 서성이던 바람에
내 가슴만 접고 서 있었다.
6.
길에서
아들 예수를 만난 어머니 마음을
전엔 헤아리고 가늠하지 못하였었다.
7.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부지
슬퍼하지도 마세요."
8.
"그래, 아들아.
언제 어디든 우리 함께 있어
산다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
더 힘찬 외로움이 또
어디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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