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별별 이야기^^

누구나 알고 있는 슬픔

-검은배- 2009. 8. 31. 21:12

 

 

 

누구나 알고 있는 슬픔. 

                     (갑자기 사는 일이 허망해 졌을 때) - 에리히 케스트너

 

이렇게 되리라는 걸

첨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까지

유쾌해질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리 술독에 빠져 보아도

목구멍의 쓰디 쓴 맛을

씻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러한 원인도 없이

왔다 가는 슬픔.

맘 속은 텅빈 허공입니다.

병이라 할 수 없습니다.

건강하다 할 수 없습니다.

영혼이

매끈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외토리가 되고 싶습니다.

닥치는대로

사람들과 섞아고 싶습니다.

별안간 손을 올려

내 코를 꼬집어 봅니다.

거울을 꼼꼼히 들여다 봅니다.

이게 내 얼굴이야?

 

하늘의 별들이

돌연 주근깨로 보입니다.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고

숨고 싶고

파묻히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때려 눞히고 싶고

죽여 버리고 싶습니다.

 

아무 때나 왔다가

아무 때나 사라지는 슬픔.

그러면서 영혼은

차차로 순치(順治)됩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싶습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

 

 

이유 두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