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별별 이야기^^

마이동풍(馬耳東風)

-검은배- 2009. 9. 7. 18:04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는 말이 있다.남의 의견이나 충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버리는 태도를 말한다.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이백(李白)의 [답왕십이한야독작유회(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라는 시에 있는 말이다. 이백의 이 시는 왕십이(王十二)라는 친구가 불우한 심정을 호소한 시에 대한 답이다. 이백은 다음과 같이 왕십이를 위로 한다. "지금 세상은 부박(浮博)하여 투계(鬪鷄: 당나라 시대에 왕후장상, 귀족들이 즐겼다는 닭싸움)에 뛰어난 자가 천자(天子)의 사랑을 받고, 변경의 싸움에서 작은 공을 세운 자가 마치 충신이나 된 양 날뛰는 세상이니 고매한 인물은 받아지지 않음이 당연하네. 그대와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흉내 낼 수도 없으니, 북쪽 창가에 기대어 시(詩)나 짓네. 그러나 그 작품이 아무리 걸작이라도 지금 세상에서는 한 잔의 물값도 되지않네. 그뿐이 아니라 세상사람들은 이를 듣고 모두 머리를 흔드니 동풍(東風)이 말의 귀(馬耳)를 스치는 것과 같네."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러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은 이백이 살던 시대나 오늘이나 매한가지처럼 느껴진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마음이 다르니 전혀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다. 올바로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게에서 가지는 가장 큰 어려움은 올바로 듣지 못하는데서 시작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않는 고집쟁이들은 다른사람의 삶도 어렵게 한다. 동료 인간의 말을 듣지않는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들을리가 없다. 마이동풍이고 영적으로 귀가먹은 사람이다.오늘 말씀에 나오는 귀머거리처럼 주님을 만나 영적으로 막혀진 귀를 뚫어야 한다. 영적인 귀가 둟려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알아 들으려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겸손해야 한다. 겸손함은 모든 대화의 시작이다. 겸손한 자세로 시작하는 대화는 언어를 통한 소통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통한 소통을 할 수 있다.

둘째 순명해야 한다. 하느님의 말씀에 기꺼이 순명할 수 있어야 한다. 듣기는 듣되 실천하는 순명의 정신이 없으면 그것은 마이동풍과 같은 것이다.

셋째 사랑이 있어야 한다. 모든 언어의 끝은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은 모든 언어의 완성이다. 사랑하면 눈빛 하나로도 인간이 만들어 낸 온갖 미사여구보다 더 큰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오늘 주님은 사랑으로 귀머거리의 귀를 뚫어 주셨다. 겸손한 마음으로, 순명하는 자세로, 사랑으로 시작하는 희생으로 이제 세상에 외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소외받은 사람들의 서러운 울음이 들리는가?

억울한 희생을 당하거나 강요받고 있는 사람들의 서러운 울음이 들리는가?

상처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외로움이 들리는가?

고통받고 있는 이 민족의 아픔이 들리는가?

방황하는 자녀의 상처받은 마음이 들리는가?

외로움에 떨고있는 배우자의 고독이 들리는가?

늙고 병들어 가는 부모님의 마음이 들리는가?

 

이런 소리들이 들린다면 우리의 귀가 영적으로 뚫려있는 것이고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살아있는 것이다. 들리지 않는다면 오늘 주님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언어를 포기하고 하느님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2009년 9월 6일  - 연중제 23주일 강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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