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검은배- 2010. 3. 9. 22:10

병원에 가는 길에 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병실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눈을 감고 잠들어 계신듯 했습니다.

 

 

살며시 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직이 묵주기도를 시작하자 어머니께서 눈을 뜨셨습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습니다. "날이 춥지?"

" 예, 어머니..많이 춥네요. 비가 많이 와요." 어머니께서는 다시 눈을 감고 고개만 끄덕이셨습니다.

 

 

신비 5단을, 어머니와 함께 마쳤을 때, 어머니는 편안하게 잠들어 계셨습니다.

병원 밖으로 나왔습니다. 비는 어느사이 눈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함박눈으로 펑 펑...앞이 보이지 않을만치..그렇게 그리움으로 내리고 있었습니다.

 

병실에 다시 들어가 어머니 손을 잡고, 다시 기도를 시작 했을 때, 아우가 왔습니다.

작은소리로 어머니를 부르자 어머니께서 눈을 뜨셨습니다.

아우에게 무어라 말을 하시는데, 무슨 말인지 들리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이따금 눈을 뜨신 어머니께서 아우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셨습니다.

숟가락으로 물을 떠서 드리자 어머니는 천천히 받아 마셨습니다. 갈증을 느끼셨던 것이지요.

 

 

 

그렇게 8시 반이 되었고, 아우와 나는 어머니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내일 다시 오겠노라고.

어머니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이내 눈을 감으셨습니다.

 

 

 

아우와 병원 로비 밖에서 담배를 한대 피고, 각각 헤어져 왔습니다.

아내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발이 더 세차게 변했고, 분간키 어려운 차로를 더듬으며

돌아왔습니다.

 

영원한 삶을 믿으며... 그렇게 하루가 또 가고 있습니다.

눈은 지금도 내리고 있습니다. 굵은 팝콘처럼 펑펑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에 부를 얻은 것보다 불행한 것은 없다. - 시세로 -

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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