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평범한 날을 위한 일기

-검은배- 2009. 9. 28. 21:20

 

 

오늘도 사소한 낙심, 지루함,

마음의 엇갈림 따위 말고는 별로 기록해둘 만한 내용이 없는 날이다.

실재하지 않은 날처럼 지나가버린 하루다.

전화도 많이 걸려오고 편지도 여러 통 받고 방문객들과 짧은 대화도 나누었지만,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없었던 느낌이다.

너무나 사소한 것들로 쪼개져 있어서, 도무지 옹근 하루를 산 것 같지 않다,

하루가 그러했다고 적는 이 작업 말고는!

 

영성생활이 주는 큰 선물 가운데 하나가,

오늘 같은 날도 헛되이 흘러가버린 날이 아님을 아는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기도시간이 있었고

생명을 주심에 감사하는 성찬예식이 있었다.

또한 오늘 같은 날이 비슷하게 별다른 사건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 천 수만 명의 사람들과 나를 하나로 묶어주고 있음을 실감할 기회도 있었다.

많은 남자들과 여자들과 아이들이 창조적인 삶을 꿈꾸지만

자기 인생 자기 맘대로 꾸려나갈 수 없는 처지라서

그 꿈을 실현 못하고 있다.

오늘 밤은 그들을 위하여 기도해야겠다.

                                                                    - 헨리 나우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