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성숙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가깝기와 멀기의 균형이지 싶다. 미사에 참석한 이들이 동참할 것을 강요받는 일 없이 옹글게 동참하는 전례, 발언을 강요받지 않고서 자유롭게 발언하는 전례, 사람들을 방해한다는 느낌 없이 맘대로 자리를 이동할 수 있는 전례, 상징적인 경계를 무너뜨리지 않고서 모든 사람이 서로 어울려 하나로 되는 전례, 그런 미사가 좋은 전례다.
집전자의 성품, 참석자들의 자질, 미사장소의 분위기에 따라서 전례의 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전례 형식, 순서, 언어, 몸짓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그리스도인 공동체로 하여금 은밀하면서 열려있고, 안으로 뭉쳐있으면서 밖으로 공손하고, 어쩌다가 오는 방문자들과 날마다 오는 핵심 멤버들을 똑같이 영접하고, 안으로 잘 먹고 자라면서 밖으로 전교에 힘쓰도록 하는, 가깝기와 멀기의 조심스런 균형이다.
멤버끼리 친밀하게 사귀다보면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정서적인 차원에서 자주 문제가 발생한다. 서투른 남녀관계로 불안스런 먹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한다. 가까이 하면서 멀리 하기, 친하면서 두려워하기, 안으로 깊이 잠겨들면서 밖으로 펼쳐나가기, 이들 사이의 균형이야말로 신앙공동체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가장 필요한 조건이라 하겠다.
- 헨리 나우웬 - |
찬바람이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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