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별별 이야기^^

개구리 소동

-검은배- 2011. 8. 8. 23:50

 

 

"아우~ C... 어떻게 좀 해 봐요~!"

아내의 투덜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왜? 뭔데 그래!" "이리 좀 와 봐 요~!"

아내가 부르는 안방 창가로 갔습니다.

개구리 소리였습니다.

비 갠 심야, 밤은 깊어 삼경인데,  안방 창가에 들리는 개구리 소리...

거의 귀곡성(鬼哭聲) 이었습니다.

50평생 첨 들어보는 이상야릇한 개구리 소리에

아내가 잠을 깨었고,

참고 견딜만치 견디다가, 아내가 나를 깨웠던 것입니다.

아내의 명령이 떨어진 이상 나는...장난감 병정처럼, 

움직여야했습니다.

시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아내가 지금 개구리를 처치하도록 내게 명령을 내렸으니까요.

 

자전거에 매다는 작지만 성능좋은 라이트를 들고,

한동안 쓰지않고 광 속에 처박아 둔 낚시 가방에서

뜰채를 찾아 꺼내들고,

마당에 있는 작은 연못으로 나갔습니다.

애고 내 팔자야~!!

 

라이트를 켜 비추며 구석구석 개구리를 찾았습니다.

개구리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라이트를 끄고, 개구리가 다시 울기를  기다릴 수 밖에...

기다림에 지쳐 꼬박꼬박 졸기 시작할 찰라~

꺅. 꺅..꺅...꺅... !!!

개구리가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잽싸게 랜턴을 켜니, 등짝에 두 줄기 나란히...야광점이 선명한

생판 첨 보는 개구리가 돌 틈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뜰채로 잽싸게 나꿔 챘는데,

아뿔싸~!

향어 뜰채의 성근 그물코 사이로 쏘옥~ 빠져 나가는 써글놈의 개구락지!!!

 

나빴어요..진짜로!!

 

마당에서 삼겹살 파뤼~ 할 때 쓰는 커다란 집게를 속절없이

다시 찾아 들고 개구리를  추적하였습니다.

집게로 풀을 헤치자 개구리는 급히 물로 뛰어 들었습니다.

라이트를 비추자 녀석은 물 속에서 죽은척 가만히 있었습니다.

잽싸게 집게로 녀석을 잡았습니다.

 

까루룩~ 까루룩~ 참 요상스런 소리를 내는 녀석을 들고

100m 쯤 떨어진 냇가로 가서 냅다 집어 던졌습니다.

첨벙..소리와 함께 녀석은 어둡고 급히 흐르는 물 속으로 휩쓸려 들어 갔습니다.

 

멀미~ 안녕!

 

거실에 돌아 와 손을 씻고 안방에 들어가니, 이런 덴장~!

아내는 도로롱 도로롱 숨 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습니다.

잠을 덧들인 나는  속절없이 새벽을 기다렸고요^^ ㅎ

 

동요가삿말이 딱~ 맞았습니다.

듣는 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 개구리는 운다는 사실...

그리고... 개굴개굴 개구린, 목청도 참 좋다는 거!

 

그 후로 며칠...

우리의 밤엔 평화가 찾아 왔습니다.

 

 

기도 - 홍삼 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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