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남이면 문동리...검은배
그리 넓지않은 들판 가운데 검은 바위가 있었습니다...
짜자잔~~♪ 바로 나예요 ↓↓
하나는 제법 큰 바위였고,
그 둘레엔 작은 바위들이 진용을 갖춘 거북선 전함편대처럼
들판에 떠 있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놀이터였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미끄럼을 타고,
겨울엔 불놀이도 하고요...
동고파리할 때엔 아궁이자리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방도 있었죠.
언제부턴가 先人들은 이곳을 검은배(검배:玄巖)라 불렀습니다.
이웃마을 양지말에서 태어나 아주 어릴때 이곳으로 이사와서
40여 성상을 이 바위와 함께 했습니다.
열 여나믄,
마을 집들이 있던 이곳이 외딴터가 된것은 1985년 부터입니다
백정 전두환이가 문의에 청남대를 만들때입니다.
별장으로 가는 진입로를 위해 청원 톨게이트를 만들고,
이곳 길을 확장하고 포장하면서, 길 양편으로 길게 늘어선 민가를 다 헐어내고
이주를 시켰습니다.
청주로, 양지말로, 동암이로...
모두 뿔뿔히 흩어져 갔습니다.
우리집과 아랫집은 길 중심에서 16미터를 벗어나 있었기에
철거를 면하였으나,
외딴터를 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큰 도둑놈 전두환의 행차를 위해 큰 길이 나고,
논들이 경지정리되면서 검은배도 반이상이나 땅 속에 뭍혀버렸습니다
나머지 작은 배들은 땅속으로 혹은 가라앉았고,
혹은 침몰하였답니다.
웃지 못 할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전 대가리가 청남대 오는 날은 남이면장 노달호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강군,대통령 지나간댜~ 오늘은 빨래 널지 마!"
"소두 내다 매지 말구~"
"아 C8....순자년은 빤쓰도 안 빨아 입냐구요?"
그리고는 전경버스가 지나면서 100m 간격으로 정복입은 전, 의경을 두 놈씩 배치하고,
논에서 일하는 동네 아자씨들을 논둑밑에 숨게 만든뒤,
전대가리의 빈차가 행렬을 이루어 수십대, 쏜살같이 지나갔죠...
그 새낀 헬기로 갔다하구요..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수군거렸죠...
"순자년은 빤쓰도 안 빨아 입느냐?"구요...
물론 안 빨아 입었을것입니다.
그년 빤쓰 사입느라구 몇년후 전 대가리의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안 남은 걸로 봐서는~
"대~한 민국~~~"
그무렵 우리 아랫집 아주머니가 명사수란게 소문이나서
저기 보이는 집엔 남쪽으로 창문을 낼 수가 없었답니다...
남으로 창을 내지 못한 기형적인 건물...
광주의 도살자, 백정 전대가리 시절엔 이런류의 코미디가 부지기 수였습니다.
동화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교통사고가 빈발하기에 과속방지턱을 만들어 달라하니까
대통령행렬이 속도를 늦추면 저격의 대상, 표적이 될 수 있어서 불가하다 하더랍니다.
그 조항은 2000년대까지 살아 있어서 그곳에 과속방지턱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직속 국민고충처리 위원회에 민원까지 넣은 후에야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엿 먹으란 식으로 어찌나 높게 턱을 만들었는지,
지금도 방지턱 타고 넘는게 장난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이 길은 무지 깨끗하였습니다.
전담 청소부(수로원)를 네명이나 두고 두명은 화당서 척산이로,
두명은 선바위에서 화당으로 걸어다니며 교차로 비질을 해대었습니다.
거의 걸레로 닦아내듯했습니다...
소들도 무서워서 길에다는 똥도 못쌌답니다...
개들요? 두말하면 잔소리겠지요..
이런대도 북한을 욕해요?
소가 웃어요...박정희, 전두환..이놈들 일성이, 정일이 뺨쳤습니다..
거기다가 그네공주 나오니깐 손한번잡아보려 환장한 골빈백성까지~
이게 현실인데 북한이 우스워보이세요...
월드컵에서 실수로 우승하면 정몽키가 대통령할텐데,
그래도 북한이 우습나요?
이렇듯 아름다운 검은배의 산하를 이번엔 고속도로가 유린하고 있습니다.
당진-상주간 고속도로라네요
하여 양지말과 검은배 사이엔 저수지 둑방처럼 높다랗게 장애물이 가로질러 지척이
천리를 만들었습니다.
영희와 철수는 산에 올라 고속도로 놓는 구경을 할 것입니다.
이웃이 떠난 이후,
그후로 오랫동안 검은배는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그린벨트가 풀리자 주유소와 식당이 길가에 봇물을 이루었습니다.
러브호텔까지요...
내 아내도 자그마한 식당겸 매점을 오픈했습니다.
휴게소라하기엔 변좌도 부족하고,
전문 식당이라하기엔 뭔지모를 2%가 부족하여,
두리뭉실하게 "검은배 쉼터"라 명명했습니다.
쉼터로서는 그늘도 없고,
쉬기에 편한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쉼터라하기엔 민망하기도하고 쑥쓰럽지만...
아, 식당메뉴요?
보신탕요, 전골과 수육...
이런~ 못드신다구요?
그래서 삼계탕도 준비했답니다.
순두부 김치찌게와 황태 해장국도 된다하네요...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가끔 검은배가 써빙도 한다네요...
아무튼 식당이 대박나서 고생하는 내 아내가
활짝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내가 서방 얼굴보기보다,
밤마다 손에 침발라 가며 돈만 셀 지라도...
내 아내가 행복하다하면 좋겠습니다...
'살며 사랑하며^^ > 기쁨과 희망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른 아침..육거리시장에서... (0) | 2006.06.21 |
---|---|
검은배.. (0) | 2006.06.20 |
우리 것과 남의 것... (0) | 2006.06.08 |
바이올렛^^ (0) | 2006.06.07 |
양성평등 사진 가져오기...애 숙제때메 설거지를 하다... (0) | 2006.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