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슬픔과 고뇌 -영성

하늘문을 여시는 분

-검은배- 2009. 11. 24. 00:26

 

 

어머니께서는 사순시기나 위령성월에
누군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으레
“에구, 하늘 문 열려있으니 얼마나 좋아.” 하시며
이 시기에 돌아가신 분들을 부러워하십니다.


대대로 신심 깊은 구교 집안인 분위기 속에서 자란 덕분에
저 역시 죽음은 그렇게 두려워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죽음 자체보다는 하느님을 두려워하기에
늘 기도 안에는 선종을 위한 기도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삶이 중요한 만큼 어떻게 하느님 안에서 선종하느냐가
우리에겐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하늘 문이 열려있다.”는 표현은
언제나 하느님의 자비를 느끼게 해주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심판하시고
악인과 선인을 가르시는 분이라 하여도
제게 그분은 하늘 문을 열어놓고
우리를, 나를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러고 보면 교회는 하느님의 손길 그대로입니다.

하느님 자비를 나타내는 히브리어의 어원은 ‘레헴’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곧 자궁을 뜻한다고 합니다.
울부짖는 탄식을 가슴으로 들으시는 하느님의 자비는
바로 어머니의 자비입니다.(송봉모 신부님의 [회심하는 인간] 중에서)
자식을 위해 밤낮으로 걱정하고 기도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바로 하느님 자비라는 사실은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저런 대축일에 우리를 다시 한 번 살려주시는
특별 사면과도 같은 축복과 매번 죄를 용서하시려
시시때때로 마련해 주시는 고해성사의 은총,
이 모든 것이 하느님 자비의 손길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생각하면,
어떻게 하면 죄로부터 우리 인간이 평화로워질까
고민하시며 안간힘을 쓰시는 그분이 떠오릅니다.

한해를 마감하고 또다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그 접점에 서 있는 교회의 한 지체인 내가
이 아름다운 자비에 힘입어 열려있는 하늘 문을 향해
다시 용기 있게 걸어가고자 합니다.


새 마음을 주시는 한해의 새 종이를 받아들고서...

오늘 여기서, 지금..늘  행복하십시오.

 

                                           - 검은배 -

 

첨부파일 02 내 머리가 나빠서 - SS501.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