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으며...
예수님께서는 '나를 좋아하고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 뿐 아니라,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하라' 하셨지만, 실상
'나에게 잘 해주고 나만을 사랑해 주는 사람' 만이라도 사랑하기 어려운게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단적인 예가 부모님처럼 이 세상에서 나를 사랑해 주고 잘해주는 사람도 없지만,
과연 부모님의 사랑만큼 저 역시 부모님을 사랑하는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
그 부모님 모두 돌아가셨지만 과연, 그분들을 나는 진정 사랑했는지...
형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릴 때부터 서로의 장단점을 다 보고 자랐기에 허물없이 가장 가깝고 허물없는 사이가
되어야 하겠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형제보다 더 마음이 가고 사랑하는 친구와 이웃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부부라고 해서 서로 똑같이 사랑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부모, 형제, 배우자 등 가족들과의 사이가 불특정 다수인 보다 나쁜 경우도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지만 나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 '나는 사랑하지만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
그러고 보니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너희가 도로 받을 가망이 있는 사람에게만 꾸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이 되 받을 요량으로 서로 꾸어준다."
어쩌면 부모와 형제, 부부는 도로받을 가망이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전제가 되어야하는
사이인지라 지극히 이기적인 우리 사람은 충분히 받을 가망이 있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아닌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수도 아니면서 원수보다 더 사랑하지 못했던 가족은 혹, 없으시겠지요?
추석입니다.
나라를 구하고 사회를 구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가족과의 화목이라 이 연사
외칩니다!
- 이글은 2007년 '갈라진 시대의 기쁜소식' 편집 후기에 실렸던 글입니다.
아무튼지, happy 추석, 평등추석 되시길 바라구요.
행복하고 배부른 추석이 되셨음 참 좋겠습니다. - 검은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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