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작하도록 허락받은 일을 마치게 하소서.
어떠한 보장된 이익이 없더라도 나로 하여금 모든 것을 베풀게 하소서.
벌써 연중 4주일... 시간의 흐름은 쉼 없고
거칠 것이 없습니다.
아침 일찍 공소에 나가 예절을 주례하였습니다.
한국 카리타스로 보낼 2차 헌금을 챙겨 본당에 가니
영성체가 진행 중이었고
영혼의 일용양식으로 힘을 내었습니다.
본당 신부님의 서품 10주년 기념식을 조촐하게 치루고
성당 건축을 위해 북한 선교를 위해
민화위(민족화해위원회) 총무로 동분서주하시는 신부님을 위해
신자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소형차(모닝) 키를 신부님께 전달하는 것으로
서품 10주년 기념식을 마쳤습니다.
보좌를 마치고 처음 마련 한 중고 마티즈를 지금까지 끌고 다니신 신부님을 위해
좀 더 근사하고 빠방한 차를 마련해 주었으면 더 좋으련만
공동체의 형편상 또다른 경차를 드릴 수 밖에 없어서
다들 미안한 마음인데,
정작 신부님은 그 마저도 과분하시다며 흡족해 하고, 고맙다 하셨습니다.
오르도가 10년 차 쯤되면 삐까번쩍한 차를 몰로 다니는게 보편적인 현상이건만,
신부님의 성정 상 아마도 저 차를 앞으로 10년은 더 타실 것이란 생각...
의식있는 사제를 만난 우리 공동체의 복인거지요.
8월 정기 인사이동 때엔 좀 더 안정적인 임지에서
북한문제에만 전념하셨으면...기도 해 봅니다.
오후에 다시 공소에 들렀습니다.
언제 그랬는지 유리창 한 장이 깨어졌고
그리로 고양이 한 마리가 드나 든 흔적이 있어서
베니어 판을 잘라 창문을 막아야 했거든요.
조용한 공소에서 타카소리 타닥 타닥...저녁기도를 마쳤습니다.
나름... 그리움 빛 복된 하루였습니다.
사는 게 뭐 별건가요?
"애덕(愛德, Caritas)은 그야말로 세속의 교만과 이기심을 해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약" (새로운 사태, 41항) 입니다.
바람과 구름 - 장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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