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을 기쁨으로 보냈습니다.
동생네가 집에 와서 함께 마당에서 초대형 남녀 한 쌍의 눈사람을 만들고
이글루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신났습니다.
눈집속에서 살았습니다.
떡 만두국을 끓여
이른 저녁을 먹고 동생네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밤에 청주공단에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
비정규직 하청지회 노동형제들의 농성장을 방문했습니다
작년 11월에 분규가 일어나고 12월 27일에 전원 해고되고,
시민 사회단체 대책위를 꾸리고,
그들과 함께한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싸웠고, 피땀흘리며 괴로워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화는 단절되었고
그들의 가정은 황폐해졌습니다.
황색 언론은 사태를 왜곡 호도하였고
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네들의 파이를 걱정하며 외면하였고..
자본의 논리는
모든 현상들을 왜곡하였습니다.
교회마저도 자본을 좆아 만류만을 하였습니다.
정진동 목사께서 쓰러진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신성국 노엘 신부님께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성탄절이자 신부님의 축일이기에
농성에 동참하려 했는데..
그들에게 연대를 보내고
따뜻한 말로 위로할 뿐
달리 도울 방법이 없다는 현실이...
범시민 대책위원으로
분주히 돌아다니지만
현실은 밤바람처럼 싸늘할 따름입니다.
밤고개에 적막이 흐릅니다.
집에 가야하는데
나만 따습게 잠 자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입니다.
비정규직,
당신들의 내부 고객입니다.
최소한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게
그렇게 힘든 일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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