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612호 소혹성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하고 그 호수까지 일러 준 것은 어른들 때문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를 하면 그들은 제일 중요한 것은 도무지 묻지 않는다. 그들은 그 '친구의 목소리가 어떠냐! 무슨 장난을 제일 좋아하느냐? 나비를 수집하느냐?' 이렇게 말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나이가 몇이냐? 형제가 몇이냐? 몸무게가 얼마냐? 그애 아버지가 얼마나 버느냐?' 하는 것이 그들의 묻는 말이다. 그제서야 그 친구를 아는 줄로 생각한다. 만약 어른들에게 '창틀에는 제라늄이 피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들이 놀고 있는, 고운 붉은 벽돌집을 보았다......'고 말하면 그분은 그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해 내지를 못한다. '십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다'고 해야 한다. 그러면 '야, 참 훌륭하구나!'하고 부르짖는다. 그래서, "어린 왕자가 매혹적이었고, 웃었고, 양 한 마리를 가지고 싶어했다는 것이
그가 이 세상에 있었던 증거야. 어떤 사람이 양을 갖고 싶어한다면 그건 그가 이 세상에 있는 증거야"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어깨를 으쓱 하고는 여러분을 어린 아이 취급 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떠나온 별은 소혹성 B612호입니다"라고 말하면 수긍을 하고 더 이상 질문을 해대며 귀찮게 굴지도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다 그런 것이다. 그들을 나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을 항상 너그럽게 대해야만 한다. 하지만 인생을 이해하는 우리는 숫자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바라보고 향기를 맡기만 해야 해. 내 꽃은 내 별을 향기로 뒤덮었어.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즐길 줄 몰랐어. 그 발톱 이야기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실은 측은해 했어야 옳았던 거야 ...... 그 꽃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만 했어.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풍겨주고 내 마음을 환하게 해 주었어. 결코 도망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그 어줍은 꾀 뒤에는 애정이 숨어 있다는걸 눈치 챘어야 하는 건데 그랬어. 꽃들은 그처럼 모순된 존재들이거든!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
"사람들은 이제 아무 것도 알 시간이 없어졌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사거든. 그런데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친구가 없는 거지.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참을성이 있어야 해"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이렇게 풀 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꺼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꺼야....."
"언제나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꺼야
이를 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꺼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의례가 필요하거든"
"의례가 뭐야?"
"그것도 너무 자주 잊혀지고 있는 거야"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너희들은 나의 장미와 하나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은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 역시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예전의 내 여우와 같아. 그는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꼭 같은 여우일 뿐이었어.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여우야
물론 나의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이 생긴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도 더 중요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기 때문이지.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것(나비 때문에 두세 마리 남겨둔 것말고)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 놓는 것을, 또 때로는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기울여 들어 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지
내 비밀은 이런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제라르 르노르망의 어린 왕자(Le petit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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