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검은배- 2006. 9. 10. 14:10

 

 

 

우리 집,

원두막 옆에 오래 된 밤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심으신 것이니,

이제 연식도 오래되고, 해걸이도 하고,

세력도 많이 약해져 말 그대로 고목이 되었습니다.

 

작년엔 별로 달리지 않았으나,

금년엔 제법 많이 달려서 가지가 휘어 질 정도 였습니다.

 

올 밤이라서,

이제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있답니다.

 

늘 그러하듯이,

밤이 익을 무렵에 불청객이 찾아 들었습니다.

 

미국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곡물 콘테이너에 숨어들어 이땅에 밀입국한 청설모(하늘 다람쥐) 한 쌍이

바로 그들입니다.

머~ 지들 말로는 조지부시가 나부대는 꼴이 싫어서 아름다운 이 땅, 금수강산으로

이민 온 거라고 우겨댑니다만 그것들 노는 꼴로봐서는 꼭 그런 거 같지만도 않습니다.

우얗든지,

아 이것들이 어느날 부턴가 우리 밤을 다 아작을 내기 시작한 겁니다.

위에서 털고 밑에서 물어 나르고...

 

해서 내가 이들 부부를 불러 좋게 타일렀죠.

"야, 이 도둑년놈들아~ 왜 우리 밤을 다 물어 나르고 지랄들이냐?" 라구요.

무지 점쟎게 타일렀죠?

 

그랬더니, 아 이것들 하는 말이, 내~ 참!!

 

그러는 넌, 니가 심은 거냐? 아버지가 심어 놓은 거, 너두 무임 승차하는 거잖어~?

너 거름한 번 줘바밨어...풀 한 번 베어줘밨어? 밤 익으면 슬그머니 나타나서 기득권이나

주장하고, 너 딴나라당원이냐? 너 신문 머봐? 조선일보보지?

나도 먹고 살아야 할거 아녀~ 울 마누라 배 부른거 안 보여? 눈은 머 악세사리로 달은겨?

이제 새 식구도 늘어나고~ 나두 새끼들이랑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녀?

그리고, 니들은 심심풀이 군것질 거리지만,

우린 주식이잖어~ 그렇다구 내가 다 가져간다는 것두 아니구...

 

니가2 먹어 내가 8 먹을께~ 더는 절대로 양보 못해~ 배 째~!!!

 

아,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우린 공평하게,

신사협정을 맺었습니다.

청설모가 7 먹고 내가 3 먹기로요...

무지 공평하죠?

 

그런데 밤새 바람불어 밤이 많이 떨어 진 오늘 아침,

아 글씨~ 청설모 이놈이 먼저 나와 밤을 싹쓸이 해 간거 있죠?

 

내 이놈들을 그냥~~

신사협정을 휴짓조각 만드는 거 보니,저것들 분명 미국놈들 맞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