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가끔 하십니까? 전 합니다. 물론 대부분은 9시 정각을 지키지만,가끔은 뜻하지 않은 늦잠을 자기도하고, 가끔은 찻길이 막히기도하고, 또 가끔은 땡땡이의 유혹으로 해찰부리고 늦지렁거리다가 지각을 하기도합니다. ^^; 하지만 가끔은 아주 일찍 출근을 하기도 합니다. 가뭄에 콩나듯이지만요...주로 오늘 같은 수요일이나 목요일 아침이 제가 일찍 출근을 하는 날인데, 정해진 시간보다 한 두시간 일찍 출근합니다. 여름에야 한 두 시간이 조금 일찍일 뿐이지만, 요즘같은 겨울엔 그 차이가 거의 새벽에 기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고, 완전히 분위기까지달라진답니다. 마치 제가 무슨 '새벽을 여는 사람들'인 양 마음 한 구석엔 '그래, 역시 시작은 일찍~' 뭐 이런 정도의 흐뭇함을 느끼며 즐기기까지 합니다. 그런날은 우암산 순환도로를 따라 여명의 끝을 잡으며 코스를 바꾸어 출근을 하곤 한답니다. 그렇게 도착한 내덕동 성당 입구, 그 황량한 동네에 언제부터인가 '어묵이나 샌드위치, 또는 김밥과 커피'등을 파는 간편 음식점이 생겼습니다. 아직도 흐릿하게 어둠과 밝음이 뒤섞여 묘한 기운마저 느껴지는 시간에, 마치 천국의 문이 저럴까 싶게 밝디 밝은, 기분좋은 크림색 불빛이 비치고, 그 아래 하얀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음식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휘어 잡을 듯한 느낌! 대게 아침을 거르는 나에게 그 중 백미는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하얀 "김"입니다.그 하얀 김을 보며 문득, "나도 저렇게 김나는 사람", 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나는 곳에는 늘 사람이 모여 들었습니다. 어릴적 동네에서 잔치라도 할라치면 돼지멱을 따고 펄펄끓인 물에 돼지 털을 뽑는데 노소동락으로 빙~둘러섰던 기억...물론 아해들이야 돼지 오줌보에 목을 메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요...사람이 모이는 곳, 김 나는 곳...김의 천국인 목욕탕이 그렇고, 쫄깃 쫄깃 맛있는 떡 방아간이 그렇고, 따끈한 해장국 집이 그렇습니다. 김나는 곳에는 늘 사람이 들끓고 정이 살아있습니다. 아! 김 나는 사람, 김 같은 사람...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럼, 여름엔 얼음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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