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흉터

-검은배- 2009. 9. 11. 22:28

 

          신송초등학교, 밑둥만 남고 베어진 플라타나스...기억은 이렇게 하나 둘, 사라지는 건가?

 

 

 

흉터


흉터는 일종의 축복이다.
흉터는 생애 내내 우리를 따라다니며
많은 도움을 준다.

살아가는 어느 순간 자기만족을 위해서든
혹은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든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려 할 때마다 그 흉터를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되니까...


- 파울로 코엘료/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

몸의 흉터.. 마음의 상처..
그 순간의 아픔과 고통은 죽을 것 같이 컸지만
지나고 보면 그 흔적에 자신을 반추해보면서
한 템포 삶의 속도를 늦춰볼 수 있습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고개 끄덕이기도 합니다.
바쁘게만 앞만 향하는 삶에서
잠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어
쉼표의 의미를 헤아려보라는 가르침인가 봅니다.

 

상처가 있었던 흔적으로서의 흉터를 되돌아 보는 것이

물론 힘들고 괴롭긴 한 작업이지만,

일련의 시간들로 하여 흐트러지고 나태해져 가는 일상에서

긴장의 신발끈을 다시 고쳐 맬 수 있는 전기도 되었습니다.

 

내일은 천안 성거산에 있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수련소로

피정을 떠납니다.

잠시 이 고해의 바다인 속세를 떠나

성거산의 가을 정취와 영성에 빠졌다 돌아 올 것입니다.

 

주위의 모든 것에서 벗어나 나몰라라 하고

이참에 수도회에 정착해 버릴 순 없을까 하는

망상에도 빠져 봅니다.

아무튼, 더 깊은 사유를 통해 인간에 대한 예의와

복음적 삶의 진정성을 더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고 싶습니다.

 

9일기도에 함께 해 주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리고요^^

늘 도와주시는 성모님,

너무 고마워요...사랑합니다^^

                                 -  검은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