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고 바람부니 심란합니다.
새벽으로 향하는 밤은 칠흑같이 어두운데
내리는 비의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다보니 세시가 가까워지네요.
내일아침엔 성거산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심란하다는 말,
이런 때를 예비하여 갈무리 해둔 말마디 같습니다.
생활 속에서 이런저런 상황들에 봉착할 때마다 뭔가
삶의 의미로 승화시키려 노력은 합니다만,
글쎄요..개뿔, 의미는 무슨...
생계형 인간으로 사느라,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유형의 날개를 사오정(마흔 다섯에 명퇴)이 되고 난 뒤에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을 반추해 보니..그 참..
정평위 일을 시작하면서 평택 대추리에 매달리고, 연이어 하이닉스 앞에서..농민집회며
청주청원 통합운동..등등...여기저기
부조리한 현상들이 있는 곳 마다 좆아 다니며 오지랖에 육지랖을 더하고,
촛불집회를 함께하고... 열정이라기 보단 젊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정평위도 거의 무력화되었습니다.
내겐 열정도 희망도 남아진 게 없는 듯합니다.
정평위 위원장 신부님이 이명재(라파엘)신부님으로 교체 되었다 하나
더 윗선의 변화없이는 아무런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이 먹먹합니다.
금강산 평화기행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도 서글프고,
그러기에 얼굴을 익힌 북쪽의 형제자매들의 얼굴도 보고싶고..
언제쯤 다시 금강산엘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소통없는 나라, 비난과 비판도 구분 못하는 자들의 집합체에 불과한 현 정부..
일찌기 성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는 정의로 다스리지 않으면 국가라도 도둑이며 강도 집단에
불과하다 설 하셨는데,
지금 우리위에 군림하는 저들을 두고 하는 말인 듯...
이렇듯 희망없는 세대이긴 하지만,
참고 기도하며..기다린다면 언젠가는 좋은 날 올거라...
비우고 버리고,
소유하려 애쓰지 않기로 하니 영혼은 자유로워지고 내 얼굴 표정도 달라지고 있어요.
계획했던 바,
성거산에서 피정을 마치고 나서는
대승적으로 넓게 보고 분석하는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사람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기에 지난 한 달여, 참 꿈쟁이처럼 살았다 생각 됩니다.
나는 생각으로 존재하는 유형이기에 글 곳곳에서 생각이란 말마디를 많이 접하게 됨을 느낍니다.
생각 속에 머물러 턱 괴고 앉은 내 영혼을
생각 속에서 구해내기!
쉽진 않겠지만 한 번 시도는 해 볼 생각입니다.
아, 또 생각이군요..ㅎㅎ
생각..생각..나는 어쩔 수 없이 또 생각 속으로 걸어 들어 가겠지요.
생각, 생각..내겐 고통이기도 한 말마디...
2009,09,12. 검은배
차 수경 - 용서못해(아내의 유혹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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