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였군요 / 손현숙
먼 길을 걸어 돌아오는 이여 별빛 가득 두 눈에 흘러 눈물 반짝이는 나의 사람아
나무가 되어 서 있고 싶다고 바람이나 음 쐬면서 거기 서서 얘기나 나누자고
그대 슬픔베인 옷자락 접고 나의 슬픈 노랠 나무가 되어서 푸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아
그대 슬픔베인 옷자락 접고 나의 슬픈 노랠 나무가 되어서 푸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아
먼 길을 걸어 돌아오는 이여 별빛 가득 두 눈에 흘러 눈물 반짝이는 그대였군요
정말 아름다운 이는 슬픔으로 가는 길을 아는 이일 텐데,
그 슬픔 안에서 희망을 건져올릴 두레박을 찾는 사람일 텐데,
현실을 파악하고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가 아니라 '감수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는 김종철 선생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바람이나 쐬면서 별빛 가득 눈물 흘릴 줄 아는 감수성을 잃어버린 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픈 상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남을 헤아리는 마음, 결국 자신을 돌보는 마음,
그 모든 것 대신에
오로지
안전지대를 찾아가는,
경제적 동물이 되어 가는 그들과 우리.
우리가 시대의 어둠을 넘어서는 길은
정치권력과 교회권력의 아수라를 이겨 승리하는 길은
먼저 우리의 감수성을 회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복음에 대한 감수성,
갈릴래아의 가난한 어부들과 아낙들의 마음을 낱낱이 귀 기울이는 것,
내 안의 깊은 갈망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 이상의 것을 위해 다시 한번 내 생애를 돌아보는 것,
그래서 분연히 일어서는 것,
때로 분노하고
때로 아파하고
때로
의연하게 깃발을 드는 것,
고
요
히
그분 안에
머무는 것
사랑으로
오롯이 살아가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