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 칠레에서 지진 소식이 전해집니다.
아이티 공화국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공포와 불안, 고통으로 전 세계가
함께 아파하는 시간입니다.
너무나 엄청난 피해 소식에
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가족을 잃고 부상을 당한 그들을 위해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어 마음이 아픕니다.
예수님은 사랑 때문에 그 길을 걸어가신다 하셨습니다.
십자가 짊어지는 고통보다 사랑이 더 크다고 하신 예수님 앞에
마음을 모으고 묻고 또 묻는 시간입니다.
‘예수님,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가진 것이 너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어릴 적 일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추수를 앞둔 들판에 갑자기 태풍이 들이닥쳐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부지런히 베어서 논둑에 세워 두었던 잘 익은 벼들은
불어나는 물살에 둥둥 떠내려가고
그야말로 한해 농사가 그대로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비가그친 들판은 텅 빈 상처만이 드러났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어른들의 탄식을 들으며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볏단이 다 떠내려간 논에서 아무리 서성이며 둘러봐도
아무런 대책이 없어 허망한 마음들만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피해가 조금 덜한 아랫마을 사람들이
엉성하게 묶인 볏단을 실고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큰물에 쓸려 내려가던 볏단들이 아랫마을 쪽으로 떠내려갔고
그것이 강폭이 좁아진 지역에 더 흘러가지 못하고 쌓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누구네 집 것인지는 분간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모을 수 있는 만큼 모아서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묶여진 모양새도 형편없고 양도 많이 줄어있었지만
한해 농사를 잃고 가슴아파하는 이들을 기억해낸 또 다른 농심이
희망으로 빛이 되어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해 모두들 어려웠지만 밥맛은 기가 막히게 좋았다고들 했습니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품종을 심은 것이 물난리에 몽땅 섞여버렸으니
그것으로 밥을 하면 다양한 밥맛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디 그래서만 밥맛이 좋았겠습니까?
내 아픔을 기억해 준 이웃의 마음 때문에 힘을 얻으니
밥맛이 더 좋았던 것이겠지요.
나의 바쁜 일상 때문에 지구 저쪽의 아픔을 잊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십자가 지시는 예수님을 시몬이 도왔듯이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그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임재범 - 낙인(드라마 '추노'OST)
가슴을 데인 것 처럼 눈물에 베인 것 처럼 지워 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년처럼 길구나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메마른 두 입술 사이로 흐르는 기억의 숨소리 지우려 지우려 해봐도 가슴은 널 잊지 못한다 서러워 못해 다신 볼 수 없다 해도 어찌 너를 잊을까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년처럼 길구나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지울 수 없는 기나 긴 방황속에서 어찌 너를 잊을까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년처럼 길구나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작은 신음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가난하고 지친 마음으로 나를 달랜다. 이걸로 안되면 참아도 안되면 얼어붙은 나의 발걸음을 무엇으로 돌려야 하나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년처럼 길구나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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