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에 지진이 발생하였다.
외신에서 말하길 일본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라고도 하고
얼마 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지진의 천 칠백배가 된다는 초대형 지진이란다.
지진 후 밀려 온 쓰나미, 그 파고가 10m도 넘었다 한다.
영운동 사무실에서 참여주민 전체교육이 있어 다녀온 뒤,
휴대폰 문자로 속보를 접하고 인터넷을 켜고 실시간으로 일본의 참상을 목도했다.
마치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물 위를 떠밀리는 수백 대의 차량과 위태롭게 밀려가다 교각에 부딪혀
부서지는 배들, 들판을, 마을을 초토화 시키는 검은 물결이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스타크래프트 게임 화면과 같았다.
그곳으로 딸 아이를 유학보낸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딸애가 전화를 받지 않아 걱정했는데, 오후 5시경에 놀라긴 했지만 안전하다는,
잘 있으니 걱정 마시라는 전화가 왔단다.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
참여자를 만날 일이 있어 지하실에 내려 가 일본 소식을 전하다가 절망해야 했다.
헐~! 고소하단다.
천벌을 받았단다. 아주 몽땅 다...가라 앉았으면 좋겠단다.
참 쓸데없는 짓을 했다 싶었다. 인간이... 이럴 수가 있나 싶어 슬프고 화가났다.
인터넷 뉴스에 달린 질 낮은 댓글들을 접할 때의... 그 기분 더러움...
천재지변으로 순식간에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고, 사랑하는 이들과 생이별을 하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고, 정신적 공황에 빠졌을 이웃나라, 사람, 사람들의 일일진데...
사람은 감정이란게 있어서 특히나 일본과는 민족감정이란 게 있어서 때로는
그냥 공연히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저 아픈 불행을 보며 고소하다니...?
길 바닥에 로드킬 당해 납작콩 된 쥐새끼의 잔해를 보고도 마음 짠해져야 인간 아닐까?
그리고 천벌이란 게 정말 있다면 그악스런 이 백성은 천번은 족히 받았어야 했을 것이 천벌아닌가?
참 모진 종자들이란 생각이든다.
생명, 정의, 평화,창조질서의 보전이란 보편적 도덕률은 언감생심, 온통 죽음의 문화에 젖어든 이 나라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기대한 내가 바보인 지도 모르겠다.
살처분이란 말마디로 반생명, 죽음의 암울함, 어두움을 하나의 문화처럼 일상화 시킨 이땅과 지구의
인간들에게 자연이 던지는 경고는 아닐까?
이러다 언젠가는 자연이 우리 인간을 전부 다 "살처분" 하지는 않을까?
이웃나라 사람들의 저 불행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다. 담배 생각 간절하다. 슬프다.
온통 회색빛 슬픔의 언어로 노래하다 마침내 슬픔이 된 사내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슬프고 화난다.
슬픈노래 -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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