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엄마와 함께 한 여정

-검은배- 2007. 9. 18. 13:49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한달 전 엔지오 그라피(색전술)치료를 받으셨는데,

과연, 치료가 잘 된 것인가- 확인이 필요하니까요.

 

'86년에 위암수술을 하시었는데,

그때 수혈 과정에서 C形 간염이 생겼고,

20여 년이 지나자 그것이 간암으로 진행되신 거라네요.

(지금 같으면, 100% 의료사고요, 2차 감염이 확실하지만,

그 땐 수술이 잘 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다행이 지금,

극히 초기여서 치료만 잘하면 된다하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2년 전 ,

어머니의 간암 발병 사실을 청주에서 알게되고,

청주에서 치료가 쉽지않아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진료차 향할 땐

봄이 한창 무르녹을 즈음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려갔고,

정밀검사 결과 그다지 심각한 상황도 아니고,

치료만 잘 하면 된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입원치료 날짜를 예약하고,

엄마를 모시고 귀가할 때...

비로서,

고속도로 주위의 산하가 눈에 들었고,

만화방창...

 

아름다운 봄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달에 두 번씩 엄마를 모시고 병원을 오갑니다.

 

전에는 두런두런 모자 간에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모처럼 엄마와의 여정이 기쁘기도 하였는데...

 

힘이 드시는지 어제는 출발에서 도착까지 눈 감고 주무셔서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질 못했습니다.

 

갈수록 기력이 엄마 몸에서 빠져 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엄마의 스물 일곱 번 째 생일날 태어나

자체로 엄마께 기쁨이었던 이 후...

 

늘 말썽만 부리고...

엄마에게 상처로, 걱정으로,

우환으로 남은 이 長男에게,

하느님은 남은 효도와, 작은 위안과 기쁨으로

엄마께 조금이나마

내 불효의 죄를 기워 갚으라,

우리 앞에 이런 여정을 마련하셨나 봅니다.

 

그리하여,

어린날 미주알 고주알 엄마에게

모든 걸 일러 바치던 그날들 이 후...

 

엄마와 좋은 길동무 되라,

이 길 위의 여정을 마련해 주신 것 같습니다.

 

얼마 일지 모르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이 여정이 좀 더 길었으면 합니다.

 

좀 더 길었으면...

 

 

 

엄마...사랑합니다..!!

이 못난 장남이...

엄마, 사랑합니다!!!

 


 

나훈아 -홍시(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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