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엄마와 함께 하는 여정(2)

-검은배- 2009. 8. 18. 02:23

어머니께서 충대병원에 진료 예약이 되어 있는 날입니다.

 

아침에 출근했다가 오후 2시에 집에 돌아 와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친구 여식 결혼식 참석차 청주에 왔던 큰 누님을 시외버스 터미널에 먼저 내려 드리고,

약속 된 오후 3시 30분에 정확히 내과 진료실에 도착했지요.

의사 선생이 ct촬영을 하자하여 동의하고, 처방을 받고, 예약을 잡고...

약국에 들러 약을 처방조제하고...다시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사무실에 돌아가니

오후 5시가 다 되었습니다.

사무실 시간을 너무 빼앗는다며 미안해 하시는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고...

어머니는 아무 말없이 눈을 감고 계셨습니다.

 

울고 계신 거 다 알아요..엄마!

 

어머니는 50에 혼자 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52세에 갑자기 돌아가셨으니...지금 내 나이가 50인데 지금 내가 죽는다 생각하니,

참으로 어이없단 생각...참으로 기도 안찬단 생각!

 

그 어이없음을 어머니는 몸소 겪으셨고...

어린 자식들과 살아 나갈 생각에 슬퍼할 겨를도 없으셨다 했습니다.

 

그 불쌍한 어머니께서 위암이 발병한게 '86년이고,

수술과정에서 수혈받으시며 c형 간염까지 얻었고, 20년이 경과하며 간암으로 발전되었고('06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병원을 지겹도록 오가며 힘겨운 투병을 하고 계신 것이지요.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9번의 색전술을 받으며 견디셨고...

 

요즘 새삼, 어머니 몸에서 기운이 빠지는 것이 느껴지는 데..아무 도움도 되어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깝습니다.

 

걷기도 힘겨워하신 어머니...

 

엄마와 함께하는 이 여정이 좀 더 길었으면 하다가도..힘들어 하시는 것을 보면...

 

엄마, 이 세상에서 엄마와 아들로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한 때는 엄마를 원망도 했고, 성소를 포기하며 엄마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너무너무 싫어 엄마에게서 멀리멀리 도망치고 싶어 했던 못난 아들이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이 마지막 힘든 여정들이...좀 더..길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좀 더 우리 아이들 곁에 있어 주셔야 해요^^ 힘 내시구요^^

엄마...사랑해요^^

 

                                           2009.08.17.           - 늘...엄마의 우환거리 큰 아들 영규 -


 

20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