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금식[단식]'보다 '만찬'을
나는 지금 여기서 사순절의 금식이나 단식과 금육에 대해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한두 끼니의 밥이나 육류를 먹든 말든,
그걸 잘못 셈했다고 상습적인 고해성사를 보든 말든,
참된 회개와 보속은 그런 것에 있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비판을 금식하고 칭찬의 만찬을 즐기라.
성미 급함을 금식하고 온유함의 만찬을 즐기라.
질투를 금식하고 사랑의 만찬을 즐기라.
거짓을 금식하고 진실의 만찬을...
자기 핑계를 금식하고 책임의 만찬을...
유감을 금식하고 감사의 만찬을...
이기심을 금식하고 봉사의 만찬을...
두려움을 금식하고 믿음의 만찬을 즐기라.
우리는 이걸 너무 오래 잊고 살아왔다.
먹거리 같은 것의 양이나 기도와 헌금의 수가 아니라
진실한 삶의 질과 사랑의 진면목이 문제인 것이다.
먹는 것, 가진 것에 더 이상 초점을 맞추거나 문제삼지 말자.
오늘날 우리네 신앙현실에서 비인간적인 것과 몰인격적인 것을 먼저 금식해야 한다.
그러한 성찰과 자각으로부터 근본적인 정신의 개혁이 요구된다.
이른바 발상의 전환과 더불어 믿음의 올바른 뜻과 내용을 되찾는 사순절이었으면 한다.
<<은빛 노을 못물결>> 이정우 신부 / 성바오로 출판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 는 사제의 말씀을 들으며
우리의 머리에 재가 얹힐 때 너는 사랑에서 났으니 사랑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마음의 울림 또한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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