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사무실을 나서 성당 마당에 나와
문득 올려다본 가을 하늘,
그 파란 하늘에 샛노랗게 물든
은행잎 사이로 은행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은행 털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이
둥실둥실 머릿속을 채웠었다.
근데
정말 털고 싶은 은행은,
그 노오랗고 냄새나는 은행이 아니라
다른 의미의 은행!
아, 그러다 정말 털러갈까 싶었었다.
모두가 어려운 이 때,
많은 후원금을 기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 이기에
미루고 용기내지 못하는 사이
야곰야곰 파 먹은 쌀독 마냥
통장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통장 재발급을 위해
은행에 갔다.
번호표를 뽑고 한 시간을 기다려
다시 받아 든 통장을 보다가
아, 정말...
은행이라도 털고 싶었다.
은행 털고 싶은 날....200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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