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가히 '트랜스 지방'의 추방 열풍이라 말할 수 있는 요즘의 이 시작은, 얼마전인가 감명 깊게 읽은 책,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후 입니다. 이 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기 시작한 이후,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과자회사들은 긴장하기 시작했고, 튀김 닭 업체들은 튀김 대신 굽거나, 올리브유를 사용한다며 트랜스 지방의 추방에 앞장 섰습니다. 급기야 한 제과 업체에서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모든 과자에서 트랜스지방 0%를 실현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밀에 트랜스 지방없는 건강 빵, 제과점이 생겼고, 방송마다 트랜스 지방의 실체에 대한 열정적인 소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이 이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참 놀랍고 흥미로운 일입니다. 물론 단지 한 권의 책 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간 소수이지만 생명운동을 계속해 온 개인과 단체들의 밑받침과 그런 흐름에 조금씩 개화(?)해 온 언론 덕에 '진짜 음식, 건강한 음식'에 대한 구별의 눈, 식별의눈이 생겼다고 하겠습니다. 난 이런 변화의 바람이 대단히 흥미롭고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문득 평택, 아니 대한민국에 씻을 수 없는 모욕과 아픔을 주고 있는 '미군'이 바로 가짜 지방 '트랜스 지방'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해무익하지만 이미 점령 된 입맛처럼, 결국 나가야하는데, 막상 보내자니 불안하고 아쉬운, 안 좋은 건 아는데 막상 끊기 어려운 이 어처구니없는 중독성이 꼭 닮아보입니다. 트랜스지방과 미군, 가짜 지방과 가짜 평화 유지군, 그래도 언젠가 트랜스 지방의 해악처럼 미군의 해악도 깨닫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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