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남일면 화당리(말바위)전경 ...해질무렵
짧은 해가 서쪽 하늘에 걸리니, 그러잖아도 춥던 날 한기가 뒤꼭지며 어깨죽지를 움추리게 합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자 어머니께서는, 당신 손수 공들여 가꾸신 배추가 얼세라, 빨리 뽑아서 갈무리 하라 새벽부터 끌탕하시며 성화십니다. 햇발이 제법 오른 오후 일찍 집에 돌아왔는데도 어머니께서는 벌써 성치도 않으신 몸으로 텃밭의 배추를 벌써 죄다 따 놓고 계셨습니다. 그래요...뉘라서 말릴까요? 우리 엄마를... 동네 아저씨께서 우리가 식당을 하니, 김장을 더 많이 해야할 거라며 두 접은 됨직한 배추를 주시며 밭에서 뽑아가라 하여 배추를 따 실러 후배의 트럭을 빌려 나서는데, 어머니께서 또 따라나서셔서 떼어 놓느라 한바탕 작은 소동을 벌여야했고... 혼자서 200포기도 넘는 배추를 따 다듬고, 차에 싣고...알타리 무우까지 두어 가마니 얻어서, 집에 가져와 쌓고...비닐 씌우고... 벽돌로 누르고...그렇게 초겨울 짧은 해가 서쪽하늘에 걸렸습니다. 후배네 집에 트럭을 돌려 주고 나오는데...해질녁 그 친구네 동네가 너무 예뻐보여서 주머니 속 디카를 꺼냈습니다.
어린시절엔 고쿠락같은 내 고향이 너무 싫었는데...이제 늙어 가는 걸까요? 눈에 보이는 고향 산하가 이제는 어디나 정겹습니다. 그래요...검은배는 천상 촌놈인가 봅니다.
그런데, 고쿠락이 뭔 말인지는 아시나요? 어릴적 우리 동네에선 아궁이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시절 저는 답답하고, 옹색한 고향 마을을 고쿠락 속 같다 생각했었습니다. 언제든 멀리 떠나리라... 허나, 군대생활 33개월을 빼고는, 여지껏...이사란 걸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것은 지금까지 제가 한 몇 안되는 잘한 일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 저녁,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벗들...감기 조심하시고...좋은 밤 되시기를... - 검은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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