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감자탕집을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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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코저 하오니
청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구조조정'이란 걸
당했습니다.
구조를 조정할 아무 이유 없이,
나의 일신상의 이유라고 강요된 사표를 던지며
청주 성모병원을 짤린지 수삼년,
마누라 덕에 먹고 살았습니다.
아내가 집근처에 작은 밥집을 차려
생계를 꾸리는 동안,
저는 교회의 등잔밑에서 험한 꼴 당하고,
보며
돈 안되는 일만 도맡아 하였습니다.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 밥집마저도 주인이 밀고 들어왔고,
아내는 그동안 터만 다져 준 꼴이 되었습니다.
힘들고,
분통터질테지만,
무심한 남정이 미울테지만,
교회의 등잔밑에 사는 저 보다도,
더 예수처럼 사는 아내를 보며...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텅빈 성당 안에서 혼자 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들의 혼배성사가 떠올라 눈물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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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엔
하루종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다리라도 성의껏 주물러 주며
나즈막히,
이 노래를 불러주고 싶네요...
사비나 씨...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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