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별보다 크다
봄꽃처럼 무덕무덕 피어나는 사랑을 하다가
낙엽지듯 스산하게 이별한 사람들아
이 낯익은 세상에다 대고 슬퍼하지 마라
사랑은 이별보다 더 크다
사랑에다 이별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있기 때문이다.
이별 전에 나를 행복하게 했던 것들
이 땅 어느 구석에
가슴 설레던 그 무엇이 남았거나
한 떨기 꽃더미 닮은 그리움으로 남았거나
하다못해
문득문득 떠오르는
몇 조각 찢겨진 추억이라도 남는다.
남는 것들은 진정 아름다운 것들
그러니 사랑했던 사람들아
사랑은 이별보다 훨씬 더 크다
사랑했었다는 것에 대해 너무 아파하지 마라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 도 연 명 -
죽음은 참 평등하다는 생각,
한 씨족을 이룬 청주 한씨 시조묘소에서 저문날을 반추하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죽음 - 참 평등하다는...
저문날,
산티아고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길에서,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느냐를 화두 삼아 담배 한 대를 피워 문다.
웰-빙이란 결국은
웰-다잉인데,
어떻게 죽느냐?
잘 죽어야지...잘 못 죽으면, 쪽팔리잖아?
잘 사시고 계신거죠?
2009, 시월의 어느 저문날에 - 검은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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