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하느님
- 전동균
해도 안 뜬 새벽부터
산비탈 밭에 나와 이슬 털며 깨단 묶는
회촌마을 강씨 영감,
성경 한 줄 못 읽는 까막눈이지만
주일이면 새 옷 갈아입고
경운기 몰고
시오리 밖 흥업공소에 미사 드리러 간다네
꾸벅꾸벅 졸다 깨다
미사 끝나면
사거리 옴팍집 손두부 막걸리를
하느님께 올린다네
아직은 쓸 만한 몸뚱아리
농투성이 하느님께 한 잔,
만득이 외아들 시퍼런 못물 속으로 데리고 간
똥강아지 하느님께 한 잔,
모 심을 땐 참꽃 같고
추수할 땐 개좆 같은
세상에게도 한 잔....
그러다가 투덜투덜 투덜대는
경운기 짐칸에 실려
돌아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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