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디오티마를 애도하는 메논의 탄식(Menons klagen um Diotima)처럼...

-검은배- 2009. 11. 21. 19:22

 

 

 

 

 

 

 

 

 

 

 

 

 

 

 

 

 

 

 

11월의 노래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 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 그늘도 가 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 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김 용택의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 중에서

 

                     적우 - 기다리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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