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어떤 한해였습니까? 제게 2009년 한해는“길”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길은 간혹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굽은 길이기도 했습니다. 조금은 돌아가는 느낌도 있었고, 크고 작은 장애물 때문에 이 길이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머물러 생각하는 시간도 종종 있었습니다.
또 어느 땐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만나 지나쳐야 할지, 머물러 도와주어야 할지 잠시잠깐 생각하기도 하면서 진솔한 나를 만나기도 하고,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를 내어주는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몸이 지쳐 더 이상 갈 수 없을 것 같은 불안한 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 2009년의 “길”을 돌아보니 또 다시 은총의 시간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2009년의 길은 조금 못난 나를 만난 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 새로운 한 해의 제 영적 걸음은 조금은 평화롭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못난 제 모습을 실컷 봤으니 이제 2010년은 어떤 영적걸음을 해야 하는 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으니까요. 말하자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가를 알게 되면 치료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겁니다.
이건 나에게 조금은 무리이겠구나 싶은 것도 알게 되고 적어도 이 정도의 진보는 가능하겠다 싶은 것도 알게 됩니다. 못난 자신 위에 만들어질 마음 길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거든요. 새로운 길을 내고 장식하기보다 놓여 있는 장애물들을 치우고, 길을 잘 닦는 것뿐이니까요. “새 마음 길!” 이것이 주님께서 제게 주시는 새해 선물입니다.
강영규 사도요한님! 1년이란 선물이 이제 곧 도착할 겁니다. 그 안에는 “새 마음 길”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 이 마음 길을 곁에 있는 이들에게 열어 주고, 마음 길에 함께 할 사람들을 초대하세요! 그 길에 저희 바오로딸이 함께 하겠습니다. 2009년 한 해 동안 보내주신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Reason to live- Two way street(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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