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미안해요^^;

-검은배- 2010. 1. 16. 18:37

 

 

습관처럼 차를 몰아 산티아고의 그 길에 서성이기를 어느덧 반 년입니다. 장마가 지나갔고, 꽃이 피고 낙엽지고..눈 내리고, 그동안 두 번의 일식(日蝕)이 있었고, 수십 년 만의 폭설과 추위가 있었습니다. 좋은 인연들을 만들고 사연을 짓고, 시를 쓰고...한숨을 쉬어 무심코 내어 뱉으며, 수없이 많은 날들이 가고오고 ... 그랬지만, 그 길은 예나지나 변함없이 그대로의 추억으로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억새밭을 헤적이듯 걷던 날, 방죽 둑길에 앉아 옷에 묻은 풀씨를 떼어내며 그대를 추억했습니다. 이미 다 지나간 일들이고 흔적도 없을진데, 무엇을 기다리고, 무엇 때문에 설레인 것인지..어쩌면 실체도 없는 기다림과 그리움과 설레임인지도 모릅니다.가슴아프게...때론 행복감으로 나즈막히 노래도하고... 짐짓, 추억은 아름다운 거라  스스로를 위안하듯 단정해 놓았으므로아름다운 것 인진 모르나, 어쨌든 나는 지금도 늘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 또 한 편으론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산티아고에 서서 떠올리는 생각의 그 처음과 끝은, 미안하다는 그 것. 스치는 바람처럼 나직이 속삭이는 그 말...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강허달림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댔죠 무슨 의미인지.... 차갑게 식어버린 말끝에 단단히 굳어버린 몸짓에....  환하게 웃음 짓던 얼굴 쉼 없이 울리던 심장소리 행복이란 작은 읊조림도 내게는 너무 큰 세상이었던들.... 애써 감추며  모르는 척 뒤돌아서서 멍한 눈망울  가슴저림도 미칠 듯이 밀려오는 그리움에 헤어날 수 없어 난 정말 안 되는거니.... 이미 시작된 엇갈림 속에 다시 사랑은 멀어져 가고 알면서 붙잡을 수 밖에 없었던 이 마음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