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새들과 함께 사는 법.

-검은배- 2010. 1. 16. 14:19

 새들과 함께 사는 일은 기쁨일 거란 생각을 했었다.

tv에 나온 사람 좋아보이는 아자씨와 그의 손바닥에 놓인 해바라기씨를 먹는

새를 보면서...

그러나 새들과 함께 살면서 그것이 환상이란 사실을 알았다.

 

 

 

 산 밑에 살면서 마당에

꽃을 많이 가꾸다 보니

우리집엔 늘 새들이 꼬인다.

 

늘 새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

내겐 작은 행복이고 기쁨이었었다.

진짜 그랬었었다.

 

아래의 상황에

직면하기 전 까지는 말이다.

울타리에 심어 놓은 쥐똥나무의

새까만 열매를 많이 먹어선지

새들이 검은 똥을 아 무 데 나

퍼질러 싸 놓기 전 까지는 말이다.

 

 

 난 새똥은 다 하얀색인 줄 알았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날 일용할 양식으로

무얼 쳐먹었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절망했다.

 

왜냐면 보시다시피

이 새대가리들이

잘 처먹고,

꼭 대리석 위에다 똥을 퍼질러

싸 놓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새의 배설물엔 독성이 어느정도 있어서

이것이 대리석에 묻으면 졸라 안 지워진다는 사실이다.

 

 

 여름의 마당은

정망 멋진 공간이고,

그땐 이 새대가리들도

대리석 계단이나 난간엔 볼 일을 보지 않는다.

 

대신에

내차 백밀러에 똥 칠갑을

해 놓곤한다.

 

그리하여 드라마 속 멀더요원처럼

무장잠복하고 녀석들의 동태를 살펴 보기로 하였었다.

 

잘 빠진 박새 한 마리가 날아 와

내차 백밀러에 주둥아릴 들이 박고

마치 지가 벌새라도 되는 양

뽀뽀질을 해 대는 것을 목도하였다.

 

 

바야흐로 짝짓기의 계절인데,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암놈새를 찾지못한 녀석이 급기야는

백밀러에 비친 지 모습을 보고

짝인 줄 착각하고 새지랄을 떠는 것이란다.

아이구..새대가리~!

 

그러다 밤이오면 백밀러 위에서 자빠져자고

그냥 거기다 똥을 싸니 ...아침 마다 난 새똥을 치우느라 떡실신 지경일 수 밖에...

 

↑ 나팔꽃이 시들고 난 후 덩쿨을 걷어치우질 않아서

여기도 새들의 식사장소가 되고 있다.

 

저녁이면 주목나무 속에 온통 새들이 모여든다.

무허가 숙박업소인 셈인데...

한 방에 일망타진 하는 방법도 있다.

일제단속을 한 번 해바바?

민증까서 미성년 골라내고,

부적절한 관계 선별하는 등등...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해야 새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 수 있을까?

 

새들의 복지에 대하여

연구 좀 더 해야할 듯 하다.

 

이것들에게

화장실 사용법을 가르쳐야하나?

 

이명박이한테 법치에 대해 특강 한 번 부탁해?

기초질서가 뭔지에 대해서?

아니면 세종시에 원형지를 조성해서

얘들에게도 헐값에 공급하라고 할까?

 

오늘도 난

온수를 한 바가지 떠서 들고

대리석에 묻은 새대가리들의 응가를

문질러 닦아야 했다.

 

궁시렁 궁시렁...

쇼발 쇼발을 연발하면서...

 

새 그물을 사다가

다 잡아설랑

구이 & 뎀뿌라 해 먹고 싶단 유혹이

스멀스멀...

 

 

이 무슨 황당 시츄 + 우라질래이션인가?

 

 

 

 

 

 

문제의 쥐똥나무열매.

 

이 검은 열매를 먹고 새까만 응가를 싼다는 얘기...

쥐똥나무 열매라~?

 

쉬발~!

우라질래이션~!

 

결국은 또 쥐새끼가 문제네?

아, 나는 쥐새끼가 졸라~ 싫어요!!!

 

This Little Bird - Marianne Faith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