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과 함께 사는 일은 기쁨일 거란 생각을 했었다.
tv에 나온 사람 좋아보이는 아자씨와 그의 손바닥에 놓인 해바라기씨를 먹는
새를 보면서...
그러나 새들과 함께 살면서 그것이 환상이란 사실을 알았다.
산 밑에 살면서 마당에
꽃을 많이 가꾸다 보니
우리집엔 늘 새들이 꼬인다.
늘 새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
내겐 작은 행복이고 기쁨이었었다.
진짜 그랬었었다.
아래의 상황에
직면하기 전 까지는 말이다.
울타리에 심어 놓은 쥐똥나무의
새까만 열매를 많이 먹어선지
새들이 검은 똥을 아 무 데 나
퍼질러 싸 놓기 전 까지는 말이다.
난 새똥은 다 하얀색인 줄 알았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날 일용할 양식으로
무얼 쳐먹었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절망했다.
왜냐면 보시다시피
이 새대가리들이
잘 처먹고,
꼭 대리석 위에다 똥을 퍼질러
싸 놓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새의 배설물엔 독성이 어느정도 있어서
이것이 대리석에 묻으면 졸라 안 지워진다는 사실이다.
여름의 마당은
정망 멋진 공간이고,
그땐 이 새대가리들도
대리석 계단이나 난간엔 볼 일을 보지 않는다.
대신에
내차 백밀러에 똥 칠갑을
해 놓곤한다.
그리하여 드라마 속 멀더요원처럼
무장잠복하고 녀석들의 동태를 살펴 보기로 하였었다.
잘 빠진 박새 한 마리가 날아 와
내차 백밀러에 주둥아릴 들이 박고
마치 지가 벌새라도 되는 양
뽀뽀질을 해 대는 것을 목도하였다.
바야흐로 짝짓기의 계절인데,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암놈새를 찾지못한 녀석이 급기야는
백밀러에 비친 지 모습을 보고
짝인 줄 착각하고 새지랄을 떠는 것이란다.
아이구..새대가리~!
그러다 밤이오면 백밀러 위에서 자빠져자고
그냥 거기다 똥을 싸니 ...아침 마다 난 새똥을 치우느라 떡실신 지경일 수 밖에...
↑ 나팔꽃이 시들고 난 후 덩쿨을 걷어치우질 않아서
여기도 새들의 식사장소가 되고 있다.
저녁이면 주목나무 속에 온통 새들이 모여든다.
무허가 숙박업소인 셈인데...
한 방에 일망타진 하는 방법도 있다.
일제단속을 한 번 해바바?
민증까서 미성년 골라내고,
부적절한 관계 선별하는 등등...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해야 새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 수 있을까?
새들의 복지에 대하여
연구 좀 더 해야할 듯 하다.
이것들에게
화장실 사용법을 가르쳐야하나?
이명박이한테 법치에 대해 특강 한 번 부탁해?
기초질서가 뭔지에 대해서?
아니면 세종시에 원형지를 조성해서
얘들에게도 헐값에 공급하라고 할까?
오늘도 난
온수를 한 바가지 떠서 들고
대리석에 묻은 새대가리들의 응가를
문질러 닦아야 했다.
궁시렁 궁시렁...
쇼발 쇼발을 연발하면서...
새 그물을 사다가
다 잡아설랑
구이 & 뎀뿌라 해 먹고 싶단 유혹이
스멀스멀...
이 무슨 황당 시츄 + 우라질래이션인가?
문제의 쥐똥나무열매.
이 검은 열매를 먹고 새까만 응가를 싼다는 얘기...
쥐똥나무 열매라~?
쉬발~!
우라질래이션~!
결국은 또 쥐새끼가 문제네?
아, 나는 쥐새끼가 졸라~ 싫어요!!!
This Little Bird - Marianne Faith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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