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엄마와 함께하는 여정

-검은배- 2010. 2. 8. 22:46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하시었다. 그간 참 오래도록, 잘 견뎌오셨는데... 이제 엄마와 함께하는 여정이 그 종착점에 얼추 다다른 느낌이다. 저녁에 퇴근을 하고 병실에 가니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셨다. 잠시 후, 눈을 뜨신 어머니께서 다른 말을 하신다. "늦는다더니 벌써 왔어? 저녁 안 먹었잖어?" 기다리신 눈치다. 늦는다고 한적 없는데... 하루종일 이 못난 아들을 엄마는 기다리신 탓이리라. 이제 치료 목적이 아닌,  노인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어머니를 뫼시었다. 먹먹하다. 하루하루,  기력이 쇠잔해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그간 엄마와 함께 해 온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밀려오고 밀려간다.

 

"엄마,  꼴난 아들 뭐가 그리 좋으시다고... 아들, 아들, 아들... 찾으시나요?" 엄마, 엄마와 함께하는 여정이 좀 더 길었으면 하고  아들은 늘 기도하였습니다.이제 남은 시간, 엄마가 고통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 편안하게  그렇게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잠드신 엄마의 병상 곁에서 아들은 묵주기도 5단을 바치며, 엄마를 보았습니다. 가엾으신 우리 엄마... 주님의 자비에 어머니를 맏겨드리며 이 밤 엄마가 평안하게 주무시기를.  기도를 막 끝냈을 때 제수씨가 병실에 들어섰고, 잠시 뒤 아우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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