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맞이하는 첫 생신이라서
형제들이 다 모였습니다.
1박2일을 형제들과 함께 지내며, 위령미사를 함께하고,
음식을 나누고, 정을 다지고,
함께 산나물을 뜯고... 그렇게 3일의 연휴가 끝났습니다.
모두들 떠나고,
인천 사시는 큰 누님께서 오늘 가시기로 하였었는데,
건강이 안 좋으신 큰 누님 때문에 조퇴를 하고
인천까지 직접 모시고 올라 갔습니다.
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인천에서,
연안부두를 갈까 하다가 누님댁에서 가까운 소래포구엘 들렸습니다.
아이들 좋아하는 커다란 꽃게를 사고,
간장게장 만들기 위해 좀 자잘한 게도 한 박스 사고...
매운탕용 해물도 샀습니다.
비 내리는 소래 포구를 아내와 함께 거닐었습니다.
10여 년 만에 들른 소래포구..
말이 포구이지 연수동 사거리 진입로 부터 온통 상전벽해,
그 많던 염전들 자리엔 바다를 면한 한 쪽만 빼곤 온통 아파트가 들어 섰고,
협궤열차 사라진 철교 위엔 국적불명의 잡다구리한 조형물들이 어지럽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야곰야곰 먹어들어 오는 도시화의 망령과
무분별한 삽질의 흔적을
이 곳에서도 목도해야 합니다.
열어 보면,
입을 옷은 없고 추억만 가득 남은 장롱 속처럼
비오는 소래포구는..참, 먹먹했습니다.
젓갈 냄새와
비 냄새와 섞여 들어오는 아릿한 갯 내음과
여기가 바닷가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듯 이따금 갈매기 날고,
바다를 향해 기억에의 조사처럼.. 추억하며 담배불을 붙여봅니다.
데불고 와야했을 추억을 묻으며...
쓸쓸한 마음을 두고 돌아 왔습니다.
비 내리는 소래포구... 그 좋았던 시절처럼,
소래포구엔 지금 그렇게
첫 사랑의 기억이 남아진 걸까요?
그저 한 때, 그저 사랑했던...아련한 기억처럼,
소래포구엔...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유키 구라모토 - Sonnet of F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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