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한반도에 태어 나,
이곳에 사는 우리에겐 운명이자,
천형과도 같은 장마...
연례행사로써의 장마가 시작 되었다.
본격적으로 비가 퍼붓기 전에 해야 할 일이
꼭 해야할 일이 하나 있는데...
움직이기 싫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어제 퇴근 후에
두 아들녀석들과 벼락치기로 마무리 하였다.
집 위,
텃밭에서 마당 옆으로 우수가 흘러내리는 작은 도랑이 있는데,
지난 번 비에 이곳에 어장이 나서 흙이 무너져 내렸고,
모래주머니에 흙을 담아서 방찻둑을 쌓았다.
아이들이 부대에 흙을 채우고 나면 나는 그것들을 들어
차곡 차곡, 보기좋게 언덕을 만들고 물길을 내어주는
우리에게는 4대강 사업보다 더 크고,
꼭 필요한 대 토목공사였다.
아침,
우산을 쓰고 마당을 둘러 본 다음,
주유소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들판 길을 따라 한 바퀴 마을을 돌았다.
온갖 꽃들(야생화)로 가득풍성한 고향의 산하에 비가 참 곱게 내리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비는 더 세차게 내리겠지?
Caritas 체육대회를 오늘, 이 우중에 현도 꽃동네 대학교에서 한단다.
09:30에 시작하니 아직 여유가 있다.
비 설거지를 하고,
시간에 맟춰 꽃대로 출발해야 할 듯.
장마,
길고 지리한 장마가 오늘 여기...
드디어 시작인가 보다.
빗 속에서도 활기차게, 그리고 행복하게...
모두 그렇게... 행복하시기를!
잃어버린 우산 - 조성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