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기르다 보면,
이 아이들이 참 영물이다 싶을 때가 많다.
아침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엊그제 새끼를 낳은 강산이가
어떻게 고리를 풀었는지 나를 향해 달려나왔다.
초롱에 시원한 물을 담아,
녀석을 따라 개집에 가 보았다.
아이소 월(샌드위치 판넬)로 지어 준 개집 바닥이 삼복염천에
달구어질대로 달구어져서일까?
녀석은 개집 옆, 벚나무 밑둥가에 반경 1m는 됨직한 구덩이를 파 놓았고,
거기에 세 마리의 새끼가 드러누워 있었다.
그 작업을 하기에 너무 성가시고, 걸치적 거렸을까?
녀석이 고리를 끊어 버린 것이었다.
쇠사슬로 만든 그 튼튼한 고리를 대체 녀석은 어떻게 끊은 것일까?
미안했다.
사실 개든 소든, 새끼를 낳을 기미가 보이면,
고리든 고삐든 풀어 주는 것이 도리인 것을...
굴레방!
두개의 고리를 연결하여 행동반경을 더 넓게 해 주고,
밥그릇 가득 물을 따라 주었다.
순식간에 물을 들이켜는 개들을 보면서... 미안했다.
나는 개를 참 좋아한다.
개를 기르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건 더 좋아했다.
초복이 지난 지금,
누군가 개햐? 하고 물어온다면,
싫다! 라고 말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는 개가 싫어진거다.
물론 개햐? 이때만 말이다.
이 감정이 오래갈지, 그건 모르지만...
언젠가는 -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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