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참 화려한 계절입니다.
재속회 평의회 참석을 위해 도착한 수동성당엔
봄이 한창이었어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단순 복사열 때문인진 잘 모르지만
시골과 도회의 봄의 진도는 거의 열흘에서 보름 차이는 나는듯 합니다.
우리집엔 이제 꽃 몽우리 상태인데,
성당마당엔 온갖 꽃들이 만개를 하였더랬어요.
현순이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서
그리운 얼굴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40여년 전 만나 생의 대부분을 함께 한
시골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그들입니다.
바쁘다고 축의금 접수를 전화로 부탁한 친구들도 있어
아쉽기도 했습니다만,
멀리서 참석하는 것이 어쩌면 부담도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예식이 늦은 시간이라서
친구들과 오랫동안 먹고 마시며 담소를 할 수 있었습니다.
23일 체육대회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다시 헤져갔습니다.
봄이 참 화려하단 느낌입니다.
삶에 지쳐, 혹은 젊어서 그런 느낌을 가질 여유도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꽃들보다 아름다운 그 무엇이 있어 봄이 화려하단 생각을
전에 할 수 없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언제부터인가 오가는 짧은 봄이 참 화려하단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순 제5주일입니다.
주님과 함께하는 고난의 여정도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순절엔 이러이러한 것들을 끊고 절제해야지~ 했던 것들 대부분은
여전히 상미완성(常未完成)인 채 나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행위를 일신한다는 게 어찌 쉬울 수야 있겠어요.
그래도 시시때때로 고쳐보려는 시도라도 하고 있음에
위안을 해 봅니다.
봄날의 화려한 아침이 밝아옵니다.
하루 하루 살아 가면서 아침마다 느끼는 이 막연한 그리움과 기대감은
무엇일까요?
희망을 잃어가고, 접게 만드는 이 세대에서
그래도 기다림과 설레임이 있음은 희망이겠지요.
그렇게 기쁨과 희망으로 또 하루를 살아내고 싶습니다.
날이 완전히 밝았습니다.
화려한 계절, 또 하루의 화려한 봄날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기쁨과 희망으로 설레이는 이 하루,
(잘 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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