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기쁨과 희망 -日常

정부양곡 배송에선 '파스' 냄새가 난다.

-검은배- 2011. 7. 23. 17:36

 

한 줄에 나라미 세 포대를 깔고 여덟 포대를 쌓아 올린다.

가운데 한 포대를 뽀나스로 떡하니 더  얹어주면 스물다섯포대.

이렇게 아까맹키로 여섯줄을 적재하면 도합 150포대다.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물경 3톤이다.

이런 경우를 일컬어 과적이라한다.  -네이버 사전에 등재 된 용어다. -

자활센터 실무자를 하면서 참 별별 짓을 다 해본다.

이번엔 팔자에도 없었을 쌀 배달이다.

하루 150포대의 쌀을 배송하다 보니 손목이 덧 났다.

지병이 있는 손목을 혹사 시키고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손목 아대로 조이고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가며,  침을 맞아가며...

실무자 아우라가 있지...묘한 오기 같은 게 생겼다.

그러다 보니, 내가 끄는 정부양곡 배송트럭에 오르면  '파스'냄새가 난다.

애초에 여기가 자활센터란 사실을 간과했던 듯 하다.

애시당초 일도 하기 싫고, 자활의지도, 뜻도 없는 자들을 불러모아

이러저러한 사업을 꾀했던 무모함의 댓가는 너무나 혹독하다.

 

자활(自活)...

내가 너무 오래하나 보다.

이쯤되면 이건 뭐 사회복지도 아니고

자활사업은 더 더욱 아니란 생각이다.

드디어 내가 스스로 살아야 할(自活 할) 때인 것 같다.

 

그런내게 도연명 선생이 한 말씀 하신다.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끝내야할 때,

바로 지금인 것 같다.

이래저래,

정부양곡 배송에선 '파스'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