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너무 아파서 일찍 잠을 깨었다네.
잠은 늘 달콤하지만, 양곡택배를 시작하고 부터 손목이 말썽이라네.
월상골 무혈성 괴사증(케인벡)이라는 무시무시한 병명의 이 통증은
뼈가 아프다...아릿하고 등골을 타고 뇌리를 찌르는 통증이
산득하게 밀려오면, 정말이지 참기 힘들다네.
쉬운 일을 일컬어 여반장(손바닥 뒤집기)이라 하지만
지금 나에게 손바닥 뒤집기 보다 힘든 일이 없다네.
20kg의 쌀 포대를 들고 나르는 일, 때론 두 포대를 겹쳐들고
운반하는 일이 택배는 아니지?
이건 화물운송이 맞다고 보네.
담배 한 대 물고, 얼음 물을 마시면서 아픈 손목을 주무르고,
손목 아대를 고쳐 조여매면서 내가 왜 이짓을 하나? 싶기도 하네.
자활사업?
이건 사회복지도 아니고 자선사업도 아니고...
'사람이 희망'이라는 명제는 틀렸네...
그 말은 대상이 사람일 때 맞는 것이고 쓸 수 있는 것이지...
무지...
그들의 무지가 두렵다네.
실무자라는 죄로 팔자에도 없었을 양곡배송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네.
언제까지 이런 고민을 해야할까?
여기서 끝내고 싶네.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고 더 이상 혼자 깊이 생각하지 않을려네.
- Hasta Siempre Comandante Che Guev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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