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에 나라미 세 포대를 깔고 여덟 포대를 쌓아 올린다. 가운데 한 포대를 뽀나스로 떡하니 더 얹어주면 스물다섯포대. 이렇게 아까맹키로 여섯줄을 적재하면 도합 150포대다.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물경 3톤이다. 이런 경우를 일컬어 과적이라한다. -네이버 사전에 등재 된 용어다. - 자활센터 실무자를 하면서 참 별별 짓을 다 해본다. 이번엔 팔자에도 없었을 쌀 배달이다. 하루 150포대의 쌀을 배송하다 보니 손목이 덧 났다. 지병이 있는 손목을 혹사 시키고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손목 아대로 조이고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가며, 침을 맞아가며... 실무자 아우라가 있지...묘한 오기 같은 게 생겼다. 그러다 보니, 내가 끄는 정부양곡 배송트럭에 오르면 '파스'냄새가 난다. 애초에 여기가 자활센터란 사실을 간과했던 듯 하다. 애시당초 일도 하기 싫고, 자활의지도, 뜻도 없는 자들을 불러모아 이러저러한 사업을 꾀했던 무모함의 댓가는 너무나 혹독하다.
자활(自活)... 내가 너무 오래하나 보다. 이쯤되면 이건 뭐 사회복지도 아니고 자활사업은 더 더욱 아니란 생각이다. 드디어 내가 스스로 살아야 할(自活 할) 때인 것 같다.
그런내게 도연명 선생이 한 말씀 하신다.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끝내야할 때, 바로 지금인 것 같다. 이래저래, 정부양곡 배송에선 '파스' 냄새가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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