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
우리 일행에게 뜻밖의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둘째날 저녁미사에 북측 "조선 천주교회 위원회" 부 위원장(차관급)과
평양 장충성당 신자 세명이 방문하여 우리와 미사를 함께 했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하여,
긴장했는데,
그 선물이 해금강에서의 "해돋이"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남측 인사로는 정 주영 할아버지 이래 처음으로,
해금강에서 해돋이 구경을 하는 최초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정의, 평화 만세!!!"
해금강에 들어가는 길은 무척이나 까다로왔습니다.
새벽 네시에 기상하여 인원점검을 하고,
버스에 올라 북측 군인들이 경계서는 통문에 다다랐습니다.
통문 앞 에서 지리한 기다림이 시작 되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자,
어둠 속에서 싸이드 카(오토바이 옆에 한 사람 더 타는, 영화에서 가끔보는)한 대가
라이트도 켜지 않은 채 다가와서 우리 일행 앞에 멈추었습니다.
열 대여섯명의 북측 군인들도 긴장되는지,
연신 담배를 피고 있었고,
우린, 이러다 해 뜨는거 아녀? 하면서 마음을 졸였습니다.
드디어 싸이드카의 군인들이 움직였고,
우리는 동터오려는 여명 속에 미지의 세계,
그리운 해금강을 향해,
몇 개의 북한 마을을 지나,
우거진 송림사이를 질주했습니다.
1호차 맨 앞자리에 앉은 우리 부부가 이 미답의 땅을 가장 선두에서 마주했다는건,
더할나위없는 영광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해금강,
구름이 끼어 해돋이의 장관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자체로 심장의 고동이 걷잡을 수 없이 세차게 뛰었습니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해는 구름 사이로,
완전히 떠 오른 뒤에야 볼 수 있었습니다.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제발~!!!
그렇게 해는 떳습니다.
벅차오르는 감격으로~~
동터오는 새벽,
해금강에서 민족을 생각하였습니다.
남쪽의 "통일전망대"가 보입니다.
하얀 건물로...맨눈으로요...
돌던지면 닿을 듯한데...
북녁에서 바라보는 남측의 산하..
묘하더군요...
지척이 천리라고,
이 거리를 돌아와 같은 해를 보는데,
이렇듯이 힘이 들다니?
약소국의 비애, 힘없는 겨레의 아픔과 분단의 현실이 아파와,
눈시울이 붉어지고 콧날이 시큰했습니다.
담배를 피고 싶었지만,
금지된 곳이기에...뒤돌아 떠오른 해를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렸습니다.
언제나 해금강길 다시 밟아와,
소주잔 기울이며 낙시질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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