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성자(聖者)
- 최승호
자신은 똥칠이 되어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6척(尺)의 똥 막대기
물이 쏟아지지 않는 그 거화(巨貨)빌딩 화장실엔
6척(尺)의 똥막대기 하나가
언제나 벽에 기대어 서서 당황한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자신을 아낌없이 사용해 주기를 바라면서 기다립니다
줄을 아무리 잡아당겨도
구원은커녕 좀처럼 씻겨 내려가지 않는
악마 같은 똥덩어리를 힘껏 떠밀어서
변기의 구멍 깊이 쑤셔넣은 다음
반드시 벽에 다시 세워놓기를 바라면서 기다립니다
더러움 앞에서 쩔쩔매며
꼼짝없이 당하는 억울한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서
수난당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은 아무리 똥칠이 되어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6척(尺)의 똥막대기
'살며 사랑하며^^ > 기쁨과 희망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Mood Cela Syndrome (0) | 2009.12.10 |
---|---|
종일토록 비가 내리고 (0) | 2009.12.10 |
대머리에 어둠은 내리는데... (0) | 2009.12.07 |
낙영산, 공림사(落影山, 公林寺) (0) | 2009.12.07 |
가톨릭상장례지도사 보수교육을 다녀오다. (0) | 2009.12.06 |